따라서 탈장수술과 관련된 재미 있는 일화도 많은 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국민영웅 처칠은 독일 히틀러의 공세를 막고 영국의 승리를 이끈 공신이지만 그도 미처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 바로 탈장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갑상선 수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외과의사 토마스 던힐은 급한 연락을 받고 한 병원을 찾는다. 그곳에서 그가 마주친 환자는 윈스턴 처칠이었다. 당시 처칠은 오른쪽 서혜부탈장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문제는 토마스 던힐이 갑상선 수술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명의이자 조지 6세의 담당외과의사로 임명될 만큼 그 분야 최고의 외과의사였지만 숙련된 탈장수술을 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는 사실이다. 또 당시 탈장수술은 외과수술에 있어 고난이도의 수술로 분류되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토마스 던힐은 어떻게 처칠의 탈장수술을 해낼 수 있었을까? 당시 기록을 살펴보면 토마스 던힐은 처칠의 서혜부탈장 수술을 위해 이 수술로 유명했던 한 외과의사의 조수로 한동안 일했다고 한다. 갑상선암 수술로 유명한 교수가 탈장수술을 위해 다른 교수의 보조원으로 근무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왜 다른 유명한 서혜부탈장 수술 의사가 있었는데도 영국은 처칠의 수술을 굳이 토마스 던힐에게 맡긴 것일까? 당시 탈장수술로 유명했던 외과의사는 왕실과 관련 없는 의사였기 때문이란다. 결과적으로 처칠의 탈장수술은 잘 마무리됐고 영국은 처칠의 전략에 따라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히틀러 역시 처칠처럼 탈장을 앓았다는 기록이 있지만 히틀러의 사생활 자체가 워낙 베일에 싸여 있어 이 기록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세계적인 두 라이벌이 탈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신체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탈장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신체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복벽에 발생하며 복강을 둘러싼 근육과 근막 사이에 복막이 주머니 모양으로 돌출돼 비정상적인 형태를 이룬다. 실제로 탈장은 외과질환 중 맹장(충수염) 수술과 함께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본인이 탈장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해 감돈과 교액 등 합병증이 발생해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이전까지는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 어른 관계없이 샤워할 때나 옷을 입을 때 사타구니 주변에 달걀모양으로 무엇인가 볼록 올라와 보인다거나 해당 부위를 눌렀을 때 꼬르륵 소리를 내면서 다시 들어간다면 탈장 초기증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일 시기를 놓쳐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탈장된 장기가 썩어 장기를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