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이 없어지는 데에 환자들은 부담을 가장 많이 느낀다. 충수를 떼내는 문제와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아무 하는 일 없는 충수와 달리,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이 있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변원장은 “담낭을 떼내면 기름진 음식이나 지방질을 전혀 먹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물론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담즙을 저장할 공간이 없어져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설사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몸이 적응해 괜찮아진다”고 말했다.
담즙은 간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담낭이 없어져도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없어진 담낭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총담관이 알아서 늘어나기 때문에 한 달 지나면 몸이 없어진 담낭의 존재를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원활하게 돌아간다. 변 원장은 “이런 얘기를 해주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담낭이 무엇인지, 총담관이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재미있고 쉽게, 천천히 설명해야 한다”며 “그래야 환자가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환자는 수술 후에도 끊임없이 변 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한다. ‘오늘 고기와 술 먹을 일이 생겼는데 괜찮겠느냐, 얼마나 먹으면 되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수술 후 설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변 상태가 좋다.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변 원장은 이런 질문 역시 꼼꼼하게 체크하고 답을 달아 준다.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수술, 의사, 메스, 병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환자가 수술 후 얼마나 두려울지 충분히 공감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간호사들이 “환자와 1시간 이상 대화하는 경우도 있어 진료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하지만 별 증상이 없는데 담낭을 떼내야 하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에는 “안 떼내도 될 것을 떼내는 것 아니냐”, “담석만 없애면 되지 왜 담낭을 통째로 잘라 내느냐”는 불신을 내비친다. 변 원장은 그때부터 환자가 납득할 때까지 설득하는 과정에 돌입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변 원장에게 중요하지 않다.
담석증 환자 중 급성담낭염·급성췌장암 같은 합병증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치료받아야 한다. 그런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절제술을 받아야 하는 담석증 환자가 있다. 담낭벽이 석회화했거나, 적혈구 질환을 함께 앓고 있거나, 담석 크기가 크거나, 담낭용종이 있을 때다. 이 경우 담낭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담석 크기가 3cm 이상이면 담낭암 발생 빈도가 10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변 원장은 “담석 때문에 복통이 생겼다면, 복강경을 이용해 담낭을 아예 절제해야 한다”며 “담석만 빼낸다고 근본적으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자를 오래 진료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변 원장이 배짱 두둑해서만은 아니다. 담소유외과에서는 단일공복강경수술로 담석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변 원장은 “일반적으로 다른 병원에서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대신 진료와 상담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위에 구멍을 3~4개 뚫어서 하는 일반 복강경수술과 달리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 부분에 1.5cm 정도 작은 구멍을 하나만 내서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없고, 수술 시간이 빠르다.
보통 15~30분이면 끝난다. 회복도 빠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살펴봤더니, 담소유외과 수술환자의 평균 입원일은 1.3일이다. 하루면 퇴원하는 셈이다. 변 원장은 “마취과 전문의와 수술전문간호사 등이 함께 팀워크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높아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담석증은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고, 주로 밤이나 새벽 명치 부위에서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소화불량이나 체한 증상 정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담석증 때문에 생기는 통증은 수분 혹은 몇 시간씩 계속되며, 하루 몇 차례씩 혹은 1년에 몇 차례씩 반복되기도 한다. 통증이 오른쪽 늑골 하단이나 오른쪽 어깨나 등 쪽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심한 복통 때문에 응급실에 가지만 증상이 금세 사라져서 단순 복통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담석증 환자가 많다.
하지만 이 증상은 담낭관을 막던 담석이 다시 담낭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변원장은 “이런 경험이 있다면 담석증을 의심하고 복부초음파를 받아야 한다”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담석이 총담관으로 옮겨 가 황달이 생기고, 급성담낭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지방 음식을 먹거나 과식 하면 복통이 생기고, 급체를 자주 하며, 오한과 미열을 자주 겪으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간 기능수치가 높고, 위내시경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데 배가 자주 아프면 담석증을 의심하라”고 변 원장은 강조했다.
만약 이를 방치해 염증이 생기면 응급으로 수술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생명의 위협이 따르기도 한다. 담석증으로 인해 담낭염이나 담도염, 췌장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는 심한 경우에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복강경 수술과 당리 단일공복강경은 배꼽 부위에 1.5cm 정도의 작은 구멍만 필요하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에 있어서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시간이 빠르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